한성대입구는 대학가 치고는 지역 상권이 약해 엄청난 맛집이라 할만한 가게가 적은 편이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곳은 확실히 다르다. 내가 다녀본 맛집 중에서도 숙성회 하나는 첫 손에 꼽을 정도로 좋아하는 곳이다. 제철 생선을 사용한 훌륭한 퀄리티의 숙성회를 맛볼 수 있는 맛집인 <선류도>를 소개한다.
< 가게 이름 >

<목 차>
1. 주소 & 맛집 정보
2. 음식 사진과 후기
3. 총평
" 주소 & 맛집 정보 "
주소: 서울 성북구 삼선교로 31 지상 1층
[네이버 지도]
https://naver.me/GisBgcH9
네이버 지도
선류도
map.naver.com
영업시간: (월) ~ (일), 14:00 ~ 23:30
전화번호: 0507-1341-9361
단체 이용 가능 / 포장 / 예약 / 배달 / 방문 출장 가능 /
" 음식 사진 및 후기 "

기본 찬
기본 안주 겸 반찬 느낌으로 샐러드와 씻은 묵은지, 김과 간장 새우가 나온다. 낮 두 시부터 영업을 시작하고, 초밥 메뉴가 있어 식사도 가능하기에 다용도로 활용 가능한 찬을 구성하신 것 같다. 간장 새우는 주문도 가능한 메뉴로 8p에 15,000원이다. 김은 조미김이 아닌 그냥 김이고 이 녀석의 쓰임새는 아래에서 나오니 기대하시라.

아게다시도후
서비스 안주
튀긴 두부를 연한 쯔유로 만든 소스에 적셔 먹는 요리인 '아게다시도후'다. 아게다시는 튀기다, 도후는 두부라는 뜻으로 매우 직관적인 이름의 요리. 이날은 서비스로 주셨는데 8000원에 주문도 가능하다. 간간한 소스와 튀긴 연두부의 조화가 훌륭한 요리로 일식 베이스의 가게에 가면 종종 주문하는 메뉴라서 서비스로 주셨을 때 더욱 반가웠다. 정신줄 놓고 먹다가 부랴부랴 찍어서 사진이 부실한 점 양해 부탁드린다. 돈 주고 사 먹어도 아쉽지 않은 메뉴로 가격도 저렴해서 추천!
※서비스 안주로 타코와사비를 주실 때도 있는 것 같다.

선류회(중)
₩69,000
<선류도>의 대표 메뉴이자 숙성회인 선류회다. 우선 중 사이즈인데도 양이 푸짐하다. 대자의 경우는 양이 꽤 많은 편. 특히 제철 생선을 숙성하여 내시기에 계절에 따라 조금씩 다른 회를 맛볼 수 있다. 이 날 나온 생선은 방어, 도미, 참치, 광어, 한치, 삼치, 연어였던 걸로 기억한다.
전반적으로 두툼하게 썰어내는데도 숙성 상태가 기가 막히기에 입안에 넣는 순간 부드럽게 녹아내린다. 그렇다고 씹는 식감이 없는 것도 아니다. 과숙성된 회는 아무리 살이 단단한 생선을 쓰더라도 식감이 흐물텅 거리며 조직감 없이 부서져버리는데 선류회는 감칠맛과 식감의 밸런스가 정말 좋다. 적당히 쫄깃한 느낌의 씹는 맛이 있으면서도 씹을수록 감칠맛이 입안에서 폭발한다.
사실 숙성회에서 식감과 감칠맛은 서로 양립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우선 회의 식감은 근육의 경직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생선은 죽은 시점부터 빠르면 30분, 늦으면 2시간 이내에 사후 경직이 시작된다. 사후 경직 상태에선 너무 질겨서 먹기 힘든 육류와 달리 어류의 경우엔 살이 단단해져 차지고 쫄깃한 식감을 준다. 재밌는 점은 잡자마자 바로 먹는 활어회는 오히려 사후 경직이 시작되지 않아 쫄깃하기보단 질긴 감이 있어 얇게 썰어내는 것이 먹기에 좋다.
그렇다면 감칠맛은 어떨까? 생선을 죽인 뒤 저온에서 숙성을 시작하면 죽은 순간부터 몇 시간에 걸쳐 감칠맛을 내는 이노신산(IMP)이 폭발적으로 생성되는데, 대략 24시간 정도면 그 양이 최대치에 도달하여 더 이상 감칠맛의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그렇기에 맛있는 숙성회를 만들려면 식감과 감칠맛을 둘 다 잡을 수 있는 시점을 찾는 게 관건이다. 어종이나 생선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4-6시간 정도면 사후 경직이 풀리며 그때부턴 근육이 완전히 이완되어 쫄깃함은 줄어들고 무른 식감을 갖게 된다. 이렇게 완전히 이완된 상태를 해경이라고 부르는데 이 상태를 최대한 늦추기 위해 '이케지메'라는 신경 죽이기 작업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렇듯 숙성회에서 식감과 감칠맛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선 많은 노력과 요리사의 노하우가 필요하며 나는 선류도에서 찾아낸 이 지점의 밸런스가 참 좋다.
여기에 더해 선류회의 큰 특징이자 킥(Kick)인 안키모(아귀 간, 사진 왼쪽의 샛노란 부분)가 등장한다. 안키모는 '바다의 푸아그라'라고도 불리는데 첫 입은 고소하고 담백하다가 씹을수록 지방의 농후한 맛이 흘러나와 극강의 감칠맛을 선보인다. 눈치가 빠르신 분들은 이쯤에서 눈치채셨을지 모른다. 안키모를 이용해 숙성회를 더 맛있게 먹는 방법! 그것은 바로 김과 숙성회와 안키모를 한 입에 먹는, 이른바 '김성모' 조합으로 먹는 것이다!!
김성모 조합의 핵심은 회에 와사비를 얹는 양 정도의 안키모를 꼭 같이 얹어서 먹는 것으로 안키모가 숙성회의 감칠맛을 더욱 끌어올려준다. 입맛과 취향에 따라 조합할 수 있는 방법도 다양한데 내가 좋아하는 조합 몇 가지를 공유한다.
Case 1: 숙성회 본연의 맛을 느끼고 싶어.
A: 안키모만 조금 얹어 먹는다. 접시 위의 함초 소금을 살짝만 찍는 것도 좋다. 기름기가 많은 붉은 생선이라면 와사비만 얹는 것도 추천.
Case 2: 감칠맛 끝판왕을 원해.
A: 사진 속엔 없지만 초대리로 살짝 간이 되어 있는 초밥용 밥 '샤리'가 나온다. 김에 이 샤리를 조금(엄지손톱 정도) 올리고, 그 위에 와사비 조금(밥보다 적게) 올리고, 함초 소금 살짝 찍은 회를 올린 뒤 마지막으로 안키모를 살짝 얹어 먹는다. 소금과 와사비는 와사비 간장으로 대체해도 좋다. 샤리와 안키모는 꼭 넣어보시라!
Case 3: 숙성회지만 식감을 더 느끼고 싶어.
A: 흰 살 생선에 반찬으로 나온 씻은 묵은지를 올려 먹는다. 와사비와 간장은 취향대로 선택하자. 개인적으로 깔끔하고 시원한 느낌은 간장이 없는 게 더 좋았다.


연어머리구이
서비스 안주
이날은 머리구이도 서비스로 주셨다. 이전에 <보름>을 소개하며 메로구이를 좋아한다고 했었는데, 연어머리는 메로구이급은 아니어도 술안주로는 적당하다.

서더리탕
₩12,000
이날은 날씨가 추워 오래간만에 서더리탕까지 먹었다. 횟집에서 먹던 매운탕 맛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익숙한 맛이다. 매운탕은 선류도 만의 특색이라 할만한 점은 없지만 생선 살도 많고 국물이 칼칼해서 한국식 마무리로 선택하기에 손색이 없다. 위벽의 기름기까지 씻어내 주는 듯한 맛.
" 총 평 "
○ 좋아요
1. 훌륭한 퀄리티의 숙성회
모든 걸 떠나서 숙성회가 진짜 기깔난다. 갈 때마다 돈이 아깝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한성대입구 근방에 거주하시거나 이 근처를 방문하신다면 꼭 드셔보시길 바란다.
○ 아쉬워요
1. 외부 화장실을 사용
가게 밖의 건물 공용 화장실을 사용하는데 아무래도 겨울엔 춥고, 더러운 건 아니지만 내부 화장실보단 관리가 어렵다 보니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 종합 평점
★★★★★
※ 평점 기준: 5 스타 만점.
★★★★★ | 독보적이거나 독창적인 맛으로 살면서 꼭 한번 가봐야 하는 식당. |
★★★★ | 훌륭한 맛이나 분위기를 선보이는 식당. |
★★★ | 맛이나 분위기 중 하나가 괜찮았던 식당. |
★★ | 근처에 있다면 한번쯤 방문해볼만한 식당. |
★ | 방문을 권하고 싶지 않은 식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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